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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시간의 상대성 #2 - 시공간과 감정 그리고 기억의 연관성, 시공간과 사랑의 연광성

by Liberator₩ 2022. 5. 20.

4. 시공간과 감정 그리고 기억의 연관성

지금까지 시간과 공간, 시간과 감정, 감정과 기억(역사)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인간에게는 외부 세상을 측정하기 위한 5가지 감각이 있지만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관은 없다. 그런데도 인간은 놀랍게도 성장하며 꽤 정확한 내부시계(Internal clock)을 발전시킬 수 있다. 이로 인해 지나가는 시간을 세는 게 가능해지며 주변 상황에 맞게 시간 측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따르면 물리적 세계에서, Droit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 내부의 세계에서, 시간 왜곡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그로 인해 저마다 느껴지는 시간과 공간이 달라지며 그로 인한 파생적인 감정 변화 또한 달라진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우리는 외부 세상에 대한 반응으로 시간 왜곡을 하며 또한 내부적이거나 외부적인 시간 왜곡을 통해 또 다른 감정 변화를 느끼는 것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감정은 결국 우리에게 인간 본연의 특질을 넘어서 공간과 시간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인 것이다. 감정 그 자체가 시간으로 변천하지는 못하지만, 감정이 결합한 시간은 주변의 공간과 결합해 기억이 되고 그중 몇몇 특수한 감정은 잊히지 않는 기억이 되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쳐다보는 외부 측정 기계로 시간이 얼마 지났구나 하는 생각보다 나의 주변 환경에서 어떠한 감정을 느낄 때 지나간 공간과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 이유이다.

이와 같은 개념이 실제로 적용되는 예시에는 기억에 남는 공부가 있다. Penn State York Nittany Success Center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같은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공부하는 것은 학습능력을 극대화해준다고 한다.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매일 공부를 하면 장소 자체가 공부에 적합하게 느껴집니다. 공부를 하지 않다고 느낄 때조차 학습능력이 향상합니다. 당신의 마음이 자동으로 학습 장치를 장착하는 거죠” 또한 주입식 교육보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물음을 하고 창조적으로 생산해 내는 학습이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밝혀졌다. 두 가지 사례에서 추측할 수 있는 건 감정과 결합한 시간이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 매일 공부를 함으로써 주변 사람이나 TV, 스마트폰 같은 외부 자극에 감정을 대입하는 것보다 공부 본연에 대입할 확률을 높임으로써 기억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한 무언가를 배울 때 스스로 물음에 대한 답을 도출해 내고 토론하는 것이 주입식 교육보다 내부의 감정을 사용할 확률이 높다.

Droit와 Gil은 말한다. “모든 일에 있어 우리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그에 따라 시간이 움직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거의 모든 행동에 있어 시간은 자주 무시된다. 그러므로 단일화되고 유일무이한 시간이란 건 없다. 대신 다층적인 시간 경험(Multiple experiences of time)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주관적인 시간 왜곡은 이러한 여러 시간의 척도에 맞추어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반응인 것이다.”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시간은 단지 똑딱거림(Tickling)일 뿐인 것이다. 즉, 인류에게 있어 진정한 시간 측정 기계는 감정인 것이다. 그것이 외부 측정기계과 비교해 정확하든 정확하지 않든 간에 우리는 감정에 시간의 측정을 맡기고 있다. 감정이 있기에 우리는 시간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1분 1초로 구분되는 기억이 아닌 연속되는 삶의 기억(Multiple time)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시간은 붙잡을 수도 없고 보관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시간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스스로 바꾸어나갈 수 있다. 일상의 무료한 순간에 감정을 대입해 새롭게 느껴보고 다른 사람의 시간을 이해하고 느껴보도록 노력해 보자. 그 시간은 두 배 세배의 풍부함으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극장에서나 실컷 울 수 있고 술을 마셔야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현대사회 속에 사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왜 슬플 때 슬퍼하지 못하고 기쁠 때 기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야 하는가? 일상생활에서 부닥치는 평범한 것들에 대해 감정을 대입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 사소한 주변의 물건들과 무형의 산물들, 작은 빛에서부터 책 꽃 카메라 옷 침대 음악 영화 새의 지저귐 동이 트기 시작하는 아침 등, 이 모든 것들은 우리에게 감정을 불러일으켜 시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감정이 중첩된 시간이 쌓여 기억이 되고 나의 자아를 형성하며 자기 자신의 특질을 개발시켜준다. 결국,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외부 세상에 나의 감정을 대입하는지에 따라 느껴지는 시간도, 나 자신도 새롭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5. 시공간과 사랑

영화 인터스텔라는 중력에 의한 시공간의 휘어짐, 그로 인한 시간 여행 그리고 사랑을 통한 인류멸망의 극복 과정을 한편의 가족 이야기로 그려낸다. 21세기 중반 인류는 급작스러운 기후의 변화로 인해 식량부족과 기술의 쇠퇴를 겪기 시작한다. 전직 조종사 겸 엔지니어인 쿠퍼는 두 명의 아이들을 키우며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아침 식사를 하던 도중 쿠퍼의 딸은 2층의 책방에서 방안의 책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자꾸 떨어진다며 귀신이 있을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쿠퍼는 귀신은 없다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설득하려 한다 엄청난 양의 모래폭풍이 쿠퍼의 집과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고 2층의 책방에도 엄청난 양의 모래가 쏟아 들려왔다. 신기하게도 모래는 일정한 패턴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쿠퍼는 이 패턴을 분석해 특정 좌표를 찾아내어 그곳을 향하게 되는데 도착해 보니 이곳은 지구를 구할 마지막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NASA의 연구센터였다. NASA에서 추진 중인 나사로 프로젝트에 의하면 몇십 년 전 토성 근처에 웜홀이 출연해 지구 위에서 간헐적으로 중력 이상 현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NASA의 과학자들은 이 웜홀이 멸망 직전의 인류를 거주 가능한 행성들로 초대하려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열어 준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여러 대의 무인탐사선을 보냈고 추려진 12 행성을 바탕으로 유인 선발대가 떠났으며 다시 3개의 행성으로 추려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나사로 프로젝트의 수장인 존 브랜드 박사는 이를 이용하여 플랜A와 플랜 B를 만들었다. 플랜A는 웜홀 관측을 통해 중력 제어 방정식을 통해 현생인류를 구원하는 것이고 플랜 B는 500여 개의 수정란을 거주 가능한 행성으로 쏘아 보내 다른 행성에서 인류를 재건한다는 계획이다. 브랜드 교수는 전직 파일럿인 쿠퍼에게 우주선 조종을 통해 플랜 B를 수행해 주길 원한다. 그는 이미 지구 위의 마지막 남은 옥수수마저 곧 멸종될 것임을 알려주며 쿠퍼의 아들딸들이 지구 위에 살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한다. 결국, 쿠퍼는 브랜드 박사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떠나지 말라는 딸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돌아오리라는 약속을 하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Interstellar라는 의미는 항성 간의 거리를 뜻한다. 즉 별과 별 사이의 거리를 의미한다. 별과 별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딸 사이의 거리는 멀다. 인류를 구한다는 사명으로 가족을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아버지인 주인공이 우주에서 차례차례 미션을 수행할 때 시간은 짧게 흘러갔지만, 시공간의 상대성 때문에 지구에서는 수십 년이 흘러버렸다. 전파도 닿지 않는 무한한 우주의 거리 때문에 통신으로나마 볼 수 있었던 가족과의 연락은 거의 단절이 돼버렸다. 그사이 브랜드 박사는 쿠퍼의 딸인 머피의 총명함을 알아보고 수제자로 받아들인다. 첫 번째 행성탐사를 마치고 온 쿠퍼는 시간의 상대성으로 인해 이미 지구 시간으로 20여 년이 지났음을 깨닫고 두 번째 행성으로 떠난다. 만 행성에 도착한 일행은 머피의 메시지를 통해 브랜드 박사의 플랜A와 플랜 B의 진실을 알게 된다. 플랜A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블랙홀 내부의 특이점에 대한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데이터는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에 40년 동안 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애초에 계획은 B밖에 없었던 것이다.

기적적으로 만행성을 탈출한 쿠퍼는 딸이 알려준 데이터를 관측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자기 자신을 희생해 다스라는 로봇과 함께 블랙홀 내부로 들어가게 된 쿠퍼는 블랙홀 내부, 시간의 지평선을 넘게 된다 테서랙트(5차원 세상이 3차원으로 구현된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 공간이 중력의 힘을 이용해 과거로 물리적 영향과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 과정에서 쿠퍼는 테서렉트안의 한 공간을 찾고 그곳이 자신의 집 2층 책방이란 걸 알게 된다. 과거 딸이 말했던 유령이 자신임을 깨달은 것이다. 즉 이 모든 것은 자기 자신이 만든 인과관계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과 같이 책장을 통해 NASA 기지의 좌표를 다시 도식화하여 표현하였고 타스로부터 관측한 중력 방정식 데이터를 딸에게 모스부호로 전해주게 된다. 이를 통해 머피는 결국 중력을 제어할 방법을 발견하고 인류 구원의 열쇠를 만들어내게 된다. 테서랙트를 열어주고 쿠퍼를 인도한 존재들은 다름 아닌 쿠퍼와 머피가 구원한 먼 미래 인류의 후손들이었던 것이다. 5차원의 존재로 발전함으로써 시간을 하위 차원으로 다루는 게 가능해진 고등 인류였던 것이다. 마침내 모든 인과 과정이 끝난 테서랙트는 닫히기 시작하고 쿠퍼는 태양계로 돌아가게 된다. 정신을 잃은 그는 56년 뒤의 토성 궤도 근처에서 발견되어 구조된다.

인류는 머피의 중력 방정식을 통해 거대한 우주 스테이션을 만들어 플랜A를 성공한 뒤였다. 다음날 병원에서 그는 무려 80여 년 만에 자신의 딸과 재회한다. 딸과의 재회 이후 새로운 우주의 행성을 향해 떠나가는 쿠퍼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수십 년의 시간과 수천 광년의 공간적 거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와 딸은 서로 연결될 수 있었다.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런은 영화 전반에 깔린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시공간의 차이를 극복한다. 마치 중력처럼 서로를 끌어당기는 사랑, 아버지에 대한 자식의 사랑, 인류애를 통해 그는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 warnerbros-

-Love is the one thing we're capable of perceiving that transcends dimensions of time and space. Maybe we should trust that, even if we can't understand it yet(브랜든)-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에요. 아마 이해 못 할 수도 있지만 믿어보기는 하자고요.

-Love, TARS, love. It's just like Brand said. My connection with Murph, it is quantifiable. It's the key!(쿠퍼)-

사랑이야 타스. 브랜드가 옳았어. 머피의 대한 나의 사랑. 그게 바로 열쇠야.

감정이 시공간과 기억을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된다면 사랑은 시공간을 초월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끌어당겨 준다. 아인슈타인이 말했던 일반상대성이론에서의 중력과 영화에서의 사랑은 같은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블랙홀만큼 강한 사랑의 힘이 있다면 현실 세계에서 시공간의 왜곡 또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사랑은 마법과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은 멋대로 줄어들거나 늘어나며 수없이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도 사랑으로 연결된 숨결과 향기를 맡을 수 있다.

6. 결론

인터스텔라에 녹아든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이퀼리브리엄에서 표현된 감정의 중요성, Gil 과 Droit의 연구를 모두 종합해 보면 시간을 느끼는 데 있어서 감정의 필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중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우리의 시간과 공간을 다른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물리학적 법칙과 생리학적 법칙에서 모두 사랑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느껴질 수 있는 신비로운 예찬인 것이다.

사랑의 물리학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

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

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

뉴턴의 사과처럼

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첫 사랑 이었다

참고

자료1

자료2

기사3

기사4

이미지

픽사베이

논문

Buhusi CV, & Meck WH (2005). What makes us tick? Functional and neural mechanisms of interval timing. Nature reviews. Neuroscience, 6 (10), 755-65

Droit-Volet S, Fayolle SL, & Gil S (2011). Emotion and time perception: effects of film-induced mood. Frontiers in integrative neuro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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